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특히 보리스 존슨 총리가 중환자실에 있는 영국은 미국,일본,스웨덴과 함께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확산일로에 있어 더 위태위태하다. (다행히 보리스 존슨 총리는 회복 중이다) 그런 영국에서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캠페인이 눈길을 끈다. 이태리의 베란다에 나와 냄비를 두드리는 응원, 우한 시민들이 서로를 격려하기 위해 창밖으로 짜요를 외쳤던 것이 고립된 개인들의 자발적인 생존 투쟁에 가까운 것이었다면, 영국의 캠페인은 국영방송 BBC 차원의 기획된 전국 캠페인이다. 캠페인의 이름은 Great British Singalong. BBC의 5개의 음악방송국이 동시에 진행하는 전국 단위의 함께 노래부르기 캠페인이다. 캠페인은 BBC의 음악 라디오 방송국인 Radio 1의 그렉제임스 (Greg James)의 진행을 시작으로 2020년 4월 2일 오전 9시에 첫 전파를 발사했다. Radio 1을 비롯하여 동시간대 방송되는 Radio 2 (진행자 Dermot O’Leary), 6 Music (진행자 Lauren Laverne), 1Xtra(진행자 Dotty) , the Asian Network(진행자 Harpz Kaur)의 5개방송국이 함께 동시 방송을 했고 순차적으로 각 방송국의 DJ가 방송을 진행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가 진정 될 때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30분간 영국민들이 사랑하는 국민가요를 함께 부른다고 한다. 영상을 참고해 보면 쉽게 이해되는데 다방향 동시 방송이다(Multiway Simulcast). 청취자들은 영상이 지원되는 각자의 모바일 기기로도 참여를 할 수 있는데, 덕분에 유튜브를 위한 영상 콘텐츠가 함께 만들어진다. 4월 9일에는 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간호사들을 위한 방송을 했다. 5개 방송국이 동시에 하나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는 싱크를 맞추는게 기술적 도전이라고 한다 이 사람이 Radio 1의 진행자 그렉제임스다.
(출처: Youtube)
BBC에서 소개한 영상을 보자
온라인 매체들에 의해 점점 더 공중파는 설자리를 잃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동시에 도달할 수 있는 매체는 공중파가 가장 유리하다 그리고 공중파는 세대를 아우르는 매체다. 또 라디오는 TV보다 제작비와 매체비가 저렴한 매체다 영상이 없으므로 기술적으로 방송국 간의 싱크를 맞추는 것도 TV보다 쉽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도 라디오를 좋아하는 청취자들은 생각 보다 많이 있다. 유튜브나 페이스북으로 이런 캠페인을 할 수 있을까? 유튜브 페이스북은 구독자의 성향이 강하게 반영되는 매체로 세대를 아우르는 면에서 공중파를 따라가기 어렵다. 기술적으로도 각자가 쓰는 인터넷 서비스의 속도나 품질 때문에 싱크를 맞춰 동시에 전국에서 노래를 부르고 함께 듣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양질의 영상과 음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서버용량까지 염두에 두어야한다 (물론 유튜브 페이스북으로 같은 컨셉의 더 훌륭한 캠페인을 할 수도 있다) TV는 어떨까? 집에서 TV를 켜 놓더라도 그 TV로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스마트TV가 있는 가정에서만 그렇다) 그리고 금방 채널을 바꾼다. 또 화면을 보지 않으면 TV에 무슨 내용이 나오는지 알아 채기 어렵다. 그런데 라디오를 청취한다는 것은 그것이 라디오튜너를 통해서든 모바일폰을 통해서든 랩탑이나 PC를 통해서든 소리에 집중하게 된다. 라디오에서 멀리 떨어져서도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집중하지 않아도 BGM으로라도 듣게 된다. PC를 켜고 많은 사람이 동시에 딱 맞춰 뭔가 하는 것을 생중계하려면 아주 좋은 서버, 화상 중계용 프로그램이나 플랫폼이 있어야 하고 개인도 화상카메라도 있어야 하고 헤드셋도 있어야 하고…모바일로 참여한다고 해도 일단 복잡하고 비싸고 어렵다. 동시에 어떤 영상을 보며 댓글 올리는 것이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행동의 전부다. 그래서 뭔가 함께 한 것을 그럴싸하게 보여주려면 사전촬영-사후편집의 과정이 필수적이다. 잊혀져가던 올드 미디어 라디오가 영국에서 전국단위로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며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올드 미디어의 재발견이다. Queen의 노래 Radio Ga Ga의 Radio~Someone still loves you란 말이 새롭게 들린다. 우리나라에서도 이한철이 진행하고 있는 방방프로젝트가 있어서 함께 링크를 걸어둔다.
<방-방 프로젝트>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로 활동과 공연 등이 중단되고 ‘방’에서의 시간이 많아진 시점.
‘음악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뮤지션 18인이 자발적으로 모여 ‘방과 방을 잇는 음악이 가진 연결의 힘’을 나누고자, 공동 프로젝트 <방-방>을 구성했다.
발 빠른 공동창작 체계 구축과 온라인 소통을 통해 완성된 이번 노래는 각자의 작업실이나 집에서의 녹음으로 제작되었다. 뮤직비디오도 각자 촬영한 것을 모아 제작하였다.
1-2일의 작업 기간으로, 밀도 있게 진행된 <방-방 프로젝트>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회적 관계까지 무너뜨리지는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로의 몸은 멀리 있지만, 마음은 같은 곳을 향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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